흑백텔레비전이 등장하고 컬러텔레비전이 나오면서 대중들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커져 갔습니다. 모두들 텔레비전을 보게 되었고 이러한 유행은 상업적인 이용을 위해 보다 더 좋은 플랫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훗날 아날로그 SDTV라고 명칭 된 NTSC, PAL, SECAM 방식은 보다 높은 고스펙의 방송을 위한 연구에 착수하였고 이는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각 나라의 역량이 집중됩니다. 이때 많은 발전을 선도한 나라는 최근까지도 방송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 제작, 콘텐츠 유통, 언론 분야에서도 우선권을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대중문화를 쉽게 선점하여 다양한 산업분야와 시너지를 일으키게 되어 선진국의 지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게 됩니다.
HDTV
HDTV(High Definition Television)의 최초 개발은 일본에서 시작하였습니다. 1968년 NHK(Nippon Hoso Kyokai) 기술연구소에서 화소를 확대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의 결론은 1500라인 영상, 1.7:1 화면비, 6.5ft 화면 크기로 SDTV로 알려진 525라인, 4:3 화면비 25인치 스펙과 비교되었습니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TV 표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수정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초당 60 fields, 5:3 화면비 등의 값들을 이용하여 1125라인 영상의 관측거리는 화면 높이의 3.3배로 나왔습니다. NTSC와 PAL/SECAM 방식의 수평 관측각이 각각 11도와 13도에 비해 NHK의 새로운 해상도는 30도로 정하였습니다.
1980년에 NHK 시스템의 표준안이 발표되었지만 기존 NTSC 시스템과의 호환성 때문에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HDTV 표준을 정하는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표준에 맞는 호환성과 기존 시스템의 포용성이 중요했습니다. NHK에서는 애써 만든 표준안을 상용화하기 위해 다양한 HDTV 장비의 개발에 착수합니다. 카메라, 스위처, 디스플레이, 녹화기, 전송 시스템 등 여러 분야의 장비를 개발하였고 1970년대에는 관련 카메라의 경우 일반 시장에서 유통되었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 디스플레이가 HDTV에 접목되는 게 1973년에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약 30여 년간 일본은 텔레비전 제조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일본
1980년대 초, 일본 NHK는 1125/60 표준으로 HDTV 송출을 시도합니다. MUSE(Multiple Sub-Nyquist Encoding) 위성 시스템을 이용하여 시험방송을 송출하면서 성공을 거둡니다. 1984년 미국에서 열린 올림픽을 일본으로 중계하는 과정에서 HDTV가 소개됩니다. 일반 채널에도 트랜스코딩을 통해 송출이 되었으며 1989년 6월 3일 NHK는 MS-2 위성으로 하루 한 시간씩 HDTV로 송출합니다.
SMPTE 외 많은 기술 위원회에서는 NHK의 1125/60 표준을 고민해보지만 NTSC와 호환성 때문에 결국 표준으로 채택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SMPTE240 문서는 실용 권고안으로 남게 됩니다. NBC는 1050 라인, 59.94Hz 필드율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1986년 유고슬라비아 두브로브니크에서 CCIR에 의해 HDTV 국제표준화를 논의하는 자리로 연결됩니다. 일본과 미국은 1125라인, 60Hz를 주장하였고 HDTV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50Hz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반대에 부딪칩니다. 결국 CCIR은 1990년으로 결정을 미루었으며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HDTV 표준을 정하는 것은 미국-일본 대 유럽의 전쟁이었습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TV를 사고 싶지도, 로열티를 지불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미국 또는 일본 또한 어떠한 제한에 묶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각자의 이득에 따라 표준안을 지지했습니다.
유럽
유럽은 두브로브니크 이후, 1988년 영국 브릭톤에서 열린 IBC(International Broadcasting Conventional)에서 독자적인 HDTV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명 유레카 EU95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HDTV가 NHK 표준을 이기기 위해 50Hz 호환되는 1125라인의 표준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방송의 모든 과정을 1125라인/50Hz로 진행되는 내용을 IBC에서 소개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유럽은 독자적인 방송 표준을 기반으로 HDTV가 발전하게 됩니다.
HDTV 제작 기술은 초기부터 텔레비전과 영화를 동일한 포맷으로 제작하여 프로그램의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스튜디오의 경우 TV와 다른 목적으로 제작이 되었고 사용되는 기술, 시스템, 유통과정 등이 달라 영화 분야에서는 다른 포맷이 발전하게 됩니다.
60Hz 필드율을 사용하는 HDTV 스튜디오 권고안이 1985년 CCIR에 제출되었고 50Hz에 기초한 권고안은 1987년에 CCIR에 제출되었습니다. 세계 표준은 되지 않았지만 두 권고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표준화는 무산되었지만 16:9 화면비, 컬러-휘도 공식 등은 합의를 이루게 되면서 사람들이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 통일됩니다.
HDTV의 등장과 각 대륙별, 나라별 표준안을 제정하기 위한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디지털 텔레비전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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